조건부 기댓값 $E(\,\cdot\mid\mathcal G)$: 정의, 성질, 그리고 심층적 해석
확률 공간 $(\Omega,\mathcal F,P)$, 적분가능(즉 $L^1(\Omega,\mathcal F,P)$) 확률변수 $\xi,\eta$, 그리고 부분 시그마 필드(sub-$\sigma$-field) $\mathcal G,\mathcal H\subset\mathcal F$를 가정합니다. 금융공학에서 '정보'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주어진 정보 하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최적으로 추정'하는 과정의 중심에는 조건부 기댓값(Conditional Expectation)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평균 계산을 넘어, 정보의 흐름 속에서 위험을 동적으로 관리하고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모든 현대 금융 이론의 근간을 이룹니다.
조건부 기댓값 $E(\xi\mid\mathcal G)$는 시그마 필드 $\mathcal G$로 표현되는 정보가 주어졌을 때, 확률변수 $\xi$에 대한 우리의 '최선의 추정치'를 나타내는 새로운 확률변수입니다. 시그마 필드 $\mathcal G$는 단순히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가"에 대한 정보의 집합입니다. 예를 들어, 동전을 두 번 던지는 실험에서 $\mathcal F$가 모든 가능한 결과의 집합이라면, $\mathcal G$는 "첫 번째 동전이 앞면인지 뒷면인지만 아는" 정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정의에 따르면, $E(\xi\mid\mathcal G)$는 다음 두 가지 핵심 조건을 만족하는 (거의 확실히, almost surely) 유일한 $\mathcal G$-가측(measurable) 확률변수 $Y$입니다:
- $\mathcal G$-가측성(Measurability): $Y$의 값은 오직 $\mathcal G$에 담긴 정보만으로 결정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Y$는 $\mathcal G$의 원소인 모든 집합에 대해 가측입니다. 이는 $Y$의 값을 결정하기 위해 $\mathcal G$가 제공하는 정보 이상의 '미래'나 '미시적' 정보가 필요 없음을 의미합니다. 금융공학적으로 이는 '현재 시점 $t$의 정보($\mathcal G = \mathcal F_t$)로 계산 가능한 값이어야 한다'는 제약조건에 해당합니다.
- 부분 평균 일치(Partial Averages): $\mathcal G$에 속한 어떤 사건 $A$($\forall A \in \mathcal G$)에 대해서도, 그 사건이 일어났다는 조건 하에서의 평균값은 원래 변수 $\xi$의 평균과 일치해야 합니다: $$\displaystyle \int_A Y\,dP=\int_A \xi\,dP$$ 이는 우리의 추정 $Y$가 정보 집합 $\mathcal G$의 어떤 부분에서도 체계적으로 편향(bias)되지 않았음을 보장하는 매우 중요한 조건입니다.
이러한 놀라운 성질을 가진 확률변수의 존재와 (almost surely) 유일성은 측도론의 라돈–니코딤 정리(Radon–Nikodym Theorem)에 의해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보장됩니다. 구체적으로, 더 작은 정보 공간 $(\Omega, \mathcal G, P|_{\mathcal G})$ 위에 새로운 측도 $\nu$를 $\nu(A) = \int_A \xi dP$ for $A \in \mathcal G$로 정의합시다. 만약 $\xi \ge 0$ 이라면, 측도 $\nu$는 확률측도 $P|_{\mathcal G}$에 대해 절대연속(absolutely continuous)입니다 (즉, $P(A)=0$ 이면 $\nu(A)=0$). 라돈-니코딤 정리에 따르면, 이 경우 $\nu(A) = \int_A Y dP$를 만족하는 $\mathcal G$-가측 함수 $Y$가 a.s. 유일하게 존재하며, 이 $Y$를 라돈-니코딤 도함수(Radon-Nikodym derivative) $\frac{d\nu}{dP|_{\mathcal G}}$로 쓰고, 바로 $E(\xi \mid \mathcal G)$로 정의합니다.
아래에서는 조건부 기댓값의 주요 성질들을 상세한 수식과 함께 증명하고, 각 성질이 금융공학에서 어떤 깊은 의미를 갖는지 탐구합니다.
1) 선형성 (Linearity)
$a,b\in\mathbb R$에 대해
$$E(a\xi+b\eta\mid\mathcal G)=a\,E(\xi\mid\mathcal G)+b\,E(\eta\mid\mathcal G) \quad \text{a.s.}$$
증명: $Y_1 = E(\xi\mid\mathcal G)$와 $Y_2 = E(\eta\mid\mathcal G)$라고 둡시다. $Y = aY_1+bY_2$가 $E(a\xi+b\eta\mid\mathcal G)$의 두 가지 정의 조건을 만족하는지 보이면 됩니다.
- ($\mathcal G$-가측성): $\mathcal G$-가측인 함수들의 집합은 벡터 공간을 이룹니다. 따라서 $Y_1, Y_2$가 모두 $\mathcal G$-가측이므로, 그 선형결합인 $Y$도 $\mathcal G$-가측입니다.
- (부분 평균 일치): 임의의 $A \in \mathcal G$에 대해, 적분의 선형성과 $Y_1, Y_2$의 정의를 사용하면, $$\int_A Y dP = \int_A (aY_1 + bY_2) dP = a\int_A Y_1 dP + b\int_A Y_2 dP = a\int_A \xi dP + b\int_A \eta dP = \int_A (a\xi+b\eta) dP$$ 따라서 정의에 의해 $Y = E(a\xi+b\eta\mid\mathcal G)$ 입니다.
금융공학적 해석: 이 성질은 포트폴리오 가치평가의 기본 원칙을 수학적으로 표현합니다. $a$개의 자산 $\xi$와 $b$개의 자산 $\eta$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현재 정보($\mathcal G$) 하에서의 기대가치는, 각 자산의 기대가치를 개별적으로 계산한 후 가중합을 한 것과 같습니다. 이는 아무리 복잡한 구조화 상품이라도 그 가치를 개별 구성 요소(예: 채권, 옵션 등)의 가치로 분해하여 평가하고 합산할 수 있는 강력한 이론적 근거가 됩니다. "전체는 부분의 합"이라는 원칙이 기대값의 세계에서도 성립함을 보여줍니다.
2) 전체 기댓값 (Law of Total Expectation / Tower Property 1단계)
$$E\big[E(\xi\mid\mathcal G)\big]=E(\xi)$$
증명: 조건부 기댓값의 '부분 평균 일치' 정의 $\int_A E(\xi\mid\mathcal G)dP=\int_A \xi dP$ 에서, 전체 공간 $\Omega$는 정의상 가장 큰 사건으로 모든 시그마 필드의 원소이므로 자명하게 $\Omega \in \mathcal G$ 입니다. 따라서 $A=\Omega$로 두면, 기댓값의 정의에 의해,
$$E\big[E(\xi\mid\mathcal G)\big] = \int_\Omega E(\xi\mid\mathcal G)dP = \int_\Omega \xi dP = E(\xi)$$
금융공학적 해석: "반복 기대의 법칙" 또는 "첩첩 기대의 법칙"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성질은 불확실성을 여러 층으로 분해하여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미래 특정 시점의 자산 가격($\xi$)에 대한 현재의 무조건부 평균($E(\xi)$)은, 가능한 모든 중간 시나리오($\mathcal G$에 의해 구분되는)에 대한 조건부 평균들을 구한 뒤, 그 값들을 다시 평균 낸 것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1년 후 KOSPI 지수($\xi$)의 기대값을 현재 예측한다고 해봅시다. $\mathcal G$를 6개월 후의 경제 상태(호황, 보통, 불황)에 대한 정보라고 하면, $E(\xi)$는 [ (6개월 후 호황일 때의 1년 후 KOSPI 기대치) * (호황이 될 확률) + (6개월 후 보통일 때의 1년 후 KOSPI 기대치) * (보통이 될 확률) + ... ] 와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복잡한 문제를 더 작은 문제로 나누어 해결하는 기본 원리가 됩니다.
3) 아는 것은 밖으로 (Taking out what is known)
$\eta$가 $\mathcal G$-가측이고 $\eta\xi\in L^1$ (예: $\eta$가 유계이면 충분)이라면
$$E(\eta\xi\mid\mathcal G)=\eta\,E(\xi\mid\mathcal G)\quad\text{a.s.}$$
증명 스케치 (표준 기계 논증, Standard Machine Argument): 이 증명은 측도론에서 매우 표준적인 기법으로, 간단한 함수에서 시작하여 점차 일반적인 함수로 확장해 나갑니다.
- 지시 함수: 먼저 $\eta$가 지시함수(indicator function) $\eta = \mathbf{1}_B$ ($B \in \mathcal G$)일 때 성립함을 보입니다. 임의의 $A \in \mathcal G$에 대해, $A \cap B$ 또한 $\mathcal G$에 속하므로, $$\int_A \mathbf{1}_B E(\xi|\mathcal G) dP = \int_{A \cap B} E(\xi|\mathcal G) dP = \int_{A \cap B} \xi dP = \int_A (\xi \mathbf{1}_B) dP$$ $\mathbf{1}_B$와 $E(\xi|\mathcal G)$가 모두 $\mathcal G$-가측이므로 그 곱인 $\mathbf{1}_B E(\xi|\mathcal G)$도 $\mathcal G$-가측입니다. 따라서 정의에 의해 $E(\xi \mathbf{1}_B | \mathcal G) = \mathbf{1}_B E(\xi|\mathcal G)$ 입니다.
- 단순 함수: 선형성을 이용하여, 유한 개의 $\mathcal G$-가측 집합들의 지시함수 선형결합인 $\mathcal G$-가측 단순함수 $\eta = \sum_{i=1}^n c_i \mathbf{1}_{B_i}$ ($B_i \in \mathcal G$)에 대해 성립함을 보입니다.
- 음이 아닌 함수: 임의의 음이 아닌 $\mathcal G$-가측 함수 $\eta$는 $\mathcal G$-가측 단순함수들의 증가하는 수열 $(\eta_n)$의 점별 극한(pointwise limit)으로 표현 가능합니다. 단조 수렴 정리(Monotone Convergence Theorem)를 이용하여 극한을 취함으로써 성립함을 보입니다.
- 일반 함수: 마지막으로 임의의 $\mathcal G$-가측 함수 $\eta$는 양의 부분과 음의 부분 $\eta = \eta^+ - \eta^-$로 분해할 수 있으며, 각각에 대해 성립하므로 선형성에 의해 일반적인 경우에도 증명됩니다.
금융공학적 해석: 금융 모델링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빈번하게 사용되는 성질 중 하나입니다. $\mathcal G$는 '현재 시점 $t$까지 알려진 모든 정보의 집합'($\mathcal F_t$)을 의미합니다. 만약 $\eta$가 $\mathcal G$-가측이라면, 이는 $\eta$의 값이 현재 시점에 이미 알려져 있는 '상수'와 같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이자율 모델링에서 만기가 $T$인 제로쿠폰채권의 $t$시점 가격은 위험중립측도 $Q$ 하에서 $P(t,T) = E^Q[e^{-\int_t^T r_s ds} \mid \mathcal F_t]$ 로 주어집니다. 여기서 아주 짧은 시간 $dt$ 후의 가격을 생각하면,
$$P(t,T) = E^Q[e^{-\int_t^{t+dt} r_s ds} e^{-\int_{t+dt}^T r_s ds} \mid \mathcal F_t] \approx E^Q[e^{-r_t dt} P(t+dt, T) \mid \mathcal F_t]$$
$e^{-r_t dt}$는 $t$ 시점의 이자율 $r_t$에 의해 결정되므로 $\mathcal F_t$-가측입니다. 따라서 이 항은 기댓값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P(t,T) \approx e^{-r_t dt} E^Q[P(t+dt, T) \mid \mathcal F_t]$$
이는 채권 가격의 미소 변화(dynamics)를 분석하는 데 핵심적인 단계입니다.
4) 독립성 (Independence)
$\xi$가 시그마 필드 $\mathcal G$와 독립(independent)이면
$$E(\xi\mid\mathcal G)=E(\xi)\quad\text{a.s.}$$
증명: 상수 $E(\xi)$가 조건부 기댓값의 정의를 만족하는지 보이면 됩니다.
- ($\mathcal G$-가측성): $E(\xi)$는 결정론적인 상수이므로, 어떤 정보가 주어지든 그 값은 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든 시그마 필드에 대해 가측입니다.
- (부분 평균 일치): 임의의 $A \in \mathcal G$에 대해, $E(\xi)$는 상수이므로 $\int_A E(\xi) dP = E(\xi)P(A)$. 한편, $\int_A \xi dP$는 기댓값의 정의에 의해 $E[\xi \mathbf{1}_A]$ 입니다. $\xi$와 시그마 필드 $\mathcal G$가 독립이고, $\mathbf{1}_A$는 $\mathcal G$-가측인 확률변수이므로, $\xi$와 $\mathbf{1}_A$는 독립입니다. 독립인 두 확률변수의 기댓값은 각각의 기댓값의 곱과 같으므로, $E[\xi \mathbf{1}_A] = E[\xi]E[\mathbf{1}_A] = E[\xi]P(A)$ 입니다. 양변이 같으므로 증명이 완료됩니다.
금융공학적 해석: 정보 $\mathcal G$가 미래의 사건 $\xi$에 대해 아무런 예측력도 가지지 못한다면, $\xi$에 대한 최선의 추정치는 단순히 그것의 장기 평균, 즉 무조건부 평균($E(\xi)$)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결과를 의미합니다. 이는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의 수학적 표현과 맞닿아 있습니다. 만약 주식의 미래 수익률($\xi$)이 과거 가격 정보의 집합($\mathcal G$)과 독립이라면, 과거 차트 분석($\mathcal G$에 기반한 분석)을 통해 미래 수익률을 예측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며, 최선의 예측은 그저 시장의 평균 수익률일 뿐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약형 효율적 시장).
5) 타워 성질 (Tower Property / Law of Iterated Expectations)
$\mathcal H\subset\mathcal G$ (즉, $\mathcal H$가 $\mathcal G$보다 더 '거친' 정보, 적은 정보)이면
$$E\big[E(\xi\mid\mathcal G)\mid\mathcal H\big]=E(\xi\mid\mathcal H)\quad\text{a.s.}$$
증명: $Y=E(\xi\mid\mathcal H)$가 좌변, 즉 $E[E(\xi\mid\mathcal G)\mid\mathcal H]$의 정의를 만족하는지 보이면 됩니다.
- ($\mathcal H$-가측성): $Y$는 $E(\xi\mid\mathcal H)$의 정의에 의해 $\mathcal H$-가측입니다.
- (부분 평균 일치): 임의의 $A \in \mathcal H$에 대해 $\int_A Y dP = \int_A E(\xi\mid\mathcal G) dP$ 임을 보여야 합니다. 먼저, $Y$의 정의에 의해 $\int_A Y dP = \int_A \xi dP$. 한편, $\mathcal H \subset \mathcal G$ 이므로 $A \in \mathcal H$이면 $A \in \mathcal G$ 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E(\xi\mid\mathcal G)$의 정의에 의해 $\int_A E(\xi\mid\mathcal G) dP = \int_A \xi dP$가 성립합니다. 두 적분 값이 모두 동일한 $\int_A \xi dP$와 같으므로 서로 같습니다.
금융공학적 해석: "정보의 탑"이라는 이름처럼, 이 성질은 정보의 일관성을 나타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정보의 누적, 즉 여과(Filtration) $\mathcal F_s \subset \mathcal F_t$ ($s < t$)를 생각해봅시다. $s$ 시점의 정보로 내린 미래($T>t$)의 자산 가격 $S_T$에 대한 최선의 추정치는 $E[S_T \mid \mathcal F_s]$입니다. 그런데 이 값을 다른 방법, 즉 먼저 $t$ 시점의 더 상세한 정보로 $S_T$를 예측하고 ($E[S_T \mid \mathcal F_t]$), 그 예측치 자체를 다시 $s$ 시점의 정보로 예측하면($E[E[S_T \mid \mathcal F_t] \mid \mathcal F_s]$), 두 결과는 정확히 일치해야 합니다. 즉, "미래 시점의 내 예상에 대한 현재의 내 예상은, 그냥 미래에 대한 현재의 내 예상"이라는 뜻입니다. 이 일관성이 무너진다면 정보의 가치가 시간에 따라 모순적으로 변하게 되어 차익거래의 기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성질은 바로 아래에서 설명할 마틴게일(Martingale)의 핵심 정의로 직접 이어집니다.
마팅게일과의 관계 (Connection to Martingales)
금융 이론의 심장부에는 마틴게일(Martingale) 개념이 있으며, 이는 조건부 기댓값의 타워 성질을 동적인 시간 과정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보가 누적되는 상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한 것을 여과(Filtration) $\mathbb F = \{\mathcal F_t\}_{t \ge 0}$라고 합니다 ($\mathcal F_s \subset \mathcal F_t$ for $s<t$). 어떤 확률 과정 $M_t$가 이 여과에 적응(adapted)되어 있다는 것은 각 시점 $t$에서 $M_t$의 값이 $\mathcal F_t$-가측이라는, 즉 $t$ 시점까지의 정보로 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확률 과정 $M_t$가 여과 $\mathbb F$에 대한 마틴게일이라는 것은 다음을 의미합니다:
$$E[M_T \mid \mathcal F_t] = M_t \quad \forall t \le T$$
이는 $t$ 시점까지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을 때, 미래 $T$ 시점의 값에 대한 최선의 예측이 바로 현재 값 $M_t$라는 뜻입니다. 정보가 추가로 들어와도 미래 값에 대한 예측이 체계적으로 변하지 않는, 즉 "공정한 게임(fair game)"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금융공학적 해석: 위험중립 가격결정(Risk-Neutral Pricing)의 대원칙은 차익거래 기회가 없는 완비시장(complete market)에서, 특정 자산(예: 자금시장계정, money market account)으로 할인된 자산 가격 과정은 위험중립확률측도(Risk-Neutral Probability Measure) $Q$ 하에서 마틴게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금시장계정 $B_t = e^{\int_0^t r_s ds}$으로 할인된 주가 $M_t = S_t/B_t$는 마틴게일이므로,
$$E^Q[M_T \mid \mathcal F_t] = M_t \implies E^Q\left[\frac{S_T}{B_T} \Big| \mathcal F_t\right] = \frac{S_t}{B_t}$$
이 식을 현재 주가 $S_t$에 대해 정리하면, 모든 파생상품 가격결정 공식의 어머니라 불리는 기본 공식을 얻습니다:
$$S_t = B_t E^Q\left[\frac{S_T}{B_T} \Big| \mathcal F_t\right] = E^Q\left[\frac{B_t}{B_T} S_T \Big| \mathcal F_t\right] = E^Q\left[e^{-\int_t^T r_s ds} S_T \Big| \mathcal F_t\right]$$
이는 현재 자산 가격 $S_t$는 미래에 발생할 모든 가능한 payoff $S_T$를 위험중립확률로 기대값을 취한 후, 무위험 이자율로 할인하여 현재가치로 가져온 것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조건부 기댓값은 이처럼 미래의 불확실성을 현재의 가치로 변환하는 핵심적인 수학적 도구입니다.
6) 양수성 (Positivity)과 단조성 (Monotonicity)
만약 $\xi \ge 0$ a.s. 이면 $E(\xi\mid\mathcal G)\ge 0$ a.s. 입니다. 더 일반적으로, $\xi \ge \eta$ a.s. 이면 $E(\xi \mid \mathcal G) \ge E(\eta \mid \mathcal G)$ a.s. 입니다. (이는 $\xi-\eta \ge 0$에 양수성을 적용하고 선형성을 이용하면 바로 증명됩니다.)
양수성 증명: 귀류법을 사용합니다. $A=\{\omega : E(\xi\mid\mathcal G)(\omega)<0\}$라는 사건의 확률이 양수, 즉 $P(A)>0$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집합 $A$는 $\mathcal G$-가측 확률변수 $E(\xi\mid\mathcal G)$에 의해 정의되었으므로 $A \in \mathcal G$ 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A=\bigcup_{n\ge1}A_n$ (여기서 $A_n=\{E(\xi\mid\mathcal G)\le -1/n\}\in\mathcal G$)로 표현 가능하며, $P(A)>0$이므로 어떤 충분히 큰 자연수 $N$에 대해 $P(A_N)>0$이어야 합니다. 이제 조건부 기댓값의 '부분 평균 일치' 정의를 집합 $A_N$에 적용하면,
$$\int_{A_N} \xi \,dP = \int_{A_N} E(\xi\mid\mathcal G) \,dP$$
좌변은 $\xi \ge 0$ 이고 적분 영역 $A_N$에서 이루어지므로 $\int_{A_N} \xi \,dP \ge 0$ 입니다. 반면, 우변은 $A_N$의 정의에 의해 이 영역에서 $E(\xi\mid\mathcal G) \le -1/N$ 이므로,
$$\int_{A_N} E(\xi\mid\mathcal G) \,dP \le \int_{A_N} \left(-\frac{1}{N}\right)dP = -\frac{1}{N} P(A_N) < 0$$
($P(A_N)>0$ 이므로). 따라서 $0 \le (\text{음수})$ 라는 명백한 모순이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최초의 가정, 즉 $P(A)>0$이 거짓이며, $P(A)=0$ 이어야 합니다.
금융공학적 해석: 이는 금융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차익거래 부재(No Arbitrage)를 반영합니다. 만약 어떤 자산의 미래 payoff가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서 0 이상이라면($\xi \ge 0$), 그 자산의 현재 가치($E(\xi\mid\mathcal G)$)는 음수가 될 수 없습니다. 만약 음수가 된다면, 그 자산을 공짜로 얻고 돈까지 받는 셈이므로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해집니다. 단조성은 두 자산 A, B에 대해 만약 모든 미래 상황에서 A의 payoff가 B보다 항상 크거나 같다면($\xi_A \ge \xi_B$), A의 현재 가치 역시 B보다 크거나 같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7) 옌센 부등식 (Jensen's Inequality)
볼록함수(convex function) $c:\mathbb R\to\mathbb R$, $c(\xi)\in L^1$이면
$$c\big(E(\xi\mid\mathcal G)\big)\ \le\ E\big[c(\xi)\mid\mathcal G\big]\quad\text{a.s.}$$
증명 아이디어: 볼록함수 $c(x)$는 모든 점 $x_0$에서 그 점을 지나는 접선(supporting line) $L(x) = a(x-x_0)+c(x_0)$을 가지며, 함수의 그래프는 항상 이 접선 위에 있습니다: $c(x) \ge L(x)$ for all $x$. 더 일반적으로, 볼록함수는 그 함수 아래에 있는 모든 아핀 함수(linear function + constant)들의 집합의 상한(supremum)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c(x) = \sup \{ax+b : ax+b \le c(x) \text{ for all } x\}$. 임의의 지지 아핀 함수 $L(x)=ax+b$에 대해, $c(\xi) \ge a\xi+b$ 입니다. 조건부 기댓값의 단조성과 선형성에 의해,
$$E[c(\xi)\mid\mathcal G] \ge E[a\xi+b\mid\mathcal G] = aE(\xi\mid\mathcal G)+b = L(E(\xi\mid\mathcal G))$$
이 부등식은 $c(x)$를 지지하는 모든 아핀 함수 $L$에 대해 성립하므로, 이 모든 $L$에 대한 상한을 취해도 부등식은 여전히 성립합니다.
$$E[c(\xi)\mid\mathcal G] \ge \sup_{L} L(E(\xi\mid\mathcal G)) = c(E(\xi\mid\mathcal G))$$
금융공학적 해석: 이 부등식은 옵션 가치의 본질과 변동성의 가치를 설명하는 핵심적인 도구입니다. 유러피언 콜옵션의 만기 payoff 함수 $c(S_T) = \max(S_T-K,0)$는 만기 주가 $S_T$에 대한 명백한 볼록함수입니다. 위험중립 가격결정법에 따르면 옵션의 현재($t$) 가격은 $C_t = E^Q[e^{-r(T-t)}\max(S_T-K,0) \mid \mathcal F_t]$ 입니다. 옌센 부등식을 적용하면,
$$C_t = E^Q[e^{-r(T-t)}c(S_T) \mid \mathcal F_t] = e^{-r(T-t)} E^Q[c(S_T) \mid \mathcal F_t] \ge e^{-r(T-t)}c(E^Q[S_T \mid \mathcal F_t])$$
할인된 주가 과정이 마틴게일이므로 선도 가격은 $E^Q[S_T \mid \mathcal F_t] = F_{t,T} = S_t e^{r(T-t)}$ 입니다. 이를 대입하면,
$$C_t \ge e^{-r(T-t)}\max(S_t e^{r(T-t)} - K, 0) = \max(S_t - Ke^{-r(T-t)}, 0)$$
우변은 옵션의 내재가치(Intrinsic Value)입니다. 이 부등식은 옵션의 실제 가격($C_t$)은 항상 그 내재가치보다 크거나 같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 즉 $C_t - \max(S_t-K e^{-r(T-t)}, 0)$가 바로 옵션의 시간가치(Time Value)입니다. 옌센 부등식의 등호는 $c$가 선형이거나 $\xi$가 상수가 아닐 때 성립하지 않으므로, $S_T$에 불확실성(변동성)이 존재하는 한, 시간가치는 항상 양수입니다. 즉, 시간가치는 불확실성이 볼록한 payoff 함수와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추가적인 가치인 것입니다.
8) 기하학적 해석: $L^2$ 공간에서의 직교 사영
확률변수들의 공간을 기하학적인 벡터 공간으로 바라볼 때, 조건부 기댓값의 의미는 더욱 명확해집니다. 제곱적분가능한 확률변수들의 집합 $L^2(\Omega,\mathcal F,P)$는 내적(inner product)을 $\langle X, Y \rangle = E[XY]$로 정의한 힐베르트 공간(Hilbert space)을 이룹니다. 이 때, $E(\xi\mid\mathcal G)$는 거대한 공간 $L^2(\Omega,\mathcal F,P)$에 있는 벡터 $\xi$를, 더 작은 부분공간(subspace) $L^2(\Omega,\mathcal G,P) = \{ Z \in L^2(\Omega,\mathcal F,P) : Z \text{ is } \mathcal G\text{-measurable} \}$ 위로 내린 직교 사영(Orthogonal Projection)입니다.
이는 $E(\xi\mid\mathcal G)$가 다음의 최적화 문제를 만족하는 유일한 해라는 의미입니다: "$\mathcal G$ 정보만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예측치 $Z$ 중에서, 원래 값 $\xi$와의 평균제곱오차(Mean Squared Error)를 최소화하는 것은 무엇인가?"
$$\min_{Z \in L^2(\mathcal G)} E\big[(\xi-Z)^2\big]$$
이 최적화의 해는 기하학적으로 사영의 발(foot of the projection)이며, 오차 벡터 $\xi-E(\xi\mid\mathcal G)$가 부분공간 $L^2(\mathcal G)$ 전체와 직교(orthogonal)한다는 조건으로 특징지어집니다. 즉, 부분공간에 속한 모든 벡터 $Z\in L^2(\mathcal G)$에 대해
$$E\big[(\xi-E(\xi\mid\mathcal G))\,Z\big]=0$$
직교성 증명: "아는 것은 밖으로" 성질과 "전체 기댓값" 성질을 연이어 사용합니다. $Z$는 $\mathcal G$-가측이고 $E(\xi|\mathcal G)$도 $\mathcal G$-가측이므로, 그 곱인 $Z \cdot E(\xi|\mathcal G)$는 $\mathcal G$-가측입니다. 따라서,
$$E\big[(\xi-E(\xi\mid\mathcal G))\,Z\big] = E[\xi Z] - E[E(\xi\mid\mathcal G)Z]$$
여기서 $E[E(\xi|\mathcal G)Z] = E[E(Z E(\xi|\mathcal G)|\mathcal G)]$ (전체 기댓값)이고, $Z E(\xi|\mathcal G)$는 $\mathcal G$-가측이므로 $E(Z E(\xi|\mathcal G)|\mathcal G) = Z E(\xi|\mathcal G)$... (이 방법보다 더 쉬운 방법은)
$E[E(\xi|\mathcal G)Z] = E[E(\xi Z \mid \mathcal G)]$ ("아는 것은 밖으로") 이고, $E[E(\xi Z \mid \mathcal G)] = E[\xi Z]$ ("전체 기댓값") 입니다. 따라서,
$$E\big[(\xi-E(\xi\mid\mathcal G))\,Z\big] = E[\xi Z] - E[E(\xi Z \mid \mathcal G)] = E[\xi Z] - E[\xi Z] = 0$$
금융공학적 해석: 이것은 조건부 기댓값의 가장 심오하고 강력한 해석으로, 최소분산 헤징(Minimum-Variance Hedging)의 완벽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합니다.
- $\xi$: 헤지하고자 하는 미래의 불확실한 채무 또는 자산. 예: $T$ 시점의 콜옵션 payoff.
- $L^2(\mathcal G)$: 현재 정보 $\mathcal G = \mathcal F_t$를 이용해 거래할 수 있는 모든 기초자산(예: 주식, 선물)으로 구성 가능한 '헤지 포트폴리오'의 집합.
- $E(\xi\mid\mathcal G)$: 가용한 헤지 상품들로 구성할 수 있는 최적의 복제 포트폴리오(replicating portfolio). 이것이 바로 $\xi$와 평균제곱오차 관점에서 가장 '가까운' 근사치입니다.
- $\xi-E(\xi\mid\mathcal G)$: 최적 헤지를 수행한 후에도 어쩔 수 없이 남게 되는 잔여 위험(residual risk) 또는 헤징 오차.
- 직교성: 이 잔여 위험은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헤지 상품과도 상관관계가 0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더 이상 가용한 상품으로는 개선할 수 없는 '최적'의 헤지가 이루어졌음을 뜻합니다. 블랙-숄즈 모델에서의 델타 헤징은 이러한 직교 사영을 동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확률 밀도 함수를 이용한 $E(\xi\mid\eta)$의 구체적 계산
지금까지의 논의는 추상적인 측도론에 기반했지만, 확률변수들이 구체적인 확률 밀도 함수(p.d.f.)를 가질 때 조건부 기댓값은 친숙한 적분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조건부 기댓값 $E(\xi \mid \eta)$는 $\sigma(\eta)$(확률변수 $\eta$의 값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가장 작은 시그마 필드)에 대한 조건부 기댓값 $E(\xi \mid \sigma(\eta))$를 의미합니다. 만약 $(\xi,\eta)$가 결합 확률 밀도 함수(joint p.d.f) $f_{\xi,\eta}(x,y)$를 가지면, 조건부 기댓값은 다음과 같은 2단계로 계산됩니다.
- 조건부 밀도 함수 계산: 먼저, $\eta$의 주변 밀도 함수(marginal p.d.f.)는 $f_\eta(y)=\int_{-\infty}^{\infty} f_{\xi,\eta}(x,y)\,dx$ 입니다. $\eta=y$라는 특정 값이 주어졌을 때 $\xi$의 조건부 밀도 함수는 베이즈 정리와 유사한 형태로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f_{\xi\mid\eta}(x\mid y)=\frac{f_{\xi,\eta}(x,y)}{f_\eta(y)}\quad(\text{단, } f_\eta(y)>0)$$
- 조건부 기댓값 계산 (함수 형태): 이 조건부 밀도를 사용하여, $\eta=y$ 라는 특정 값에 대한 조건부 기댓값(결과는 $y$에 대한 함수)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g(y) := E(\xi\mid \eta=y)=\int_{-\infty}^{\infty} x\,f_{\xi\mid\eta}(x\mid y)\,dx=\frac{\int_{-\infty}^{\infty} x\,f_{\xi,\eta}(x,y)\,dx}{\int_{-\infty}^{\infty} f_{\xi,\eta}(x,y)\,dx}.$$
- 확률변수로 변환: 우리가 찾는 진정한 조건부 기댓값 $E(\xi\mid\eta)$는 상수가 아닌 확률변수입니다. 이는 위에서 구한 함수 $g(y)$에 확률변수 $\eta$를 대입한 $g(\eta)$로 정의됩니다. 즉, 이 확률변수는 표본 공간 $\Omega$의 한 원소 $\omega$가 주어지면, 먼저 $\eta(\omega)$ 값을 계산하고, 그 값을 함수 $g$에 입력하여 $g(\eta(\omega))$ 라는 최종 값을 내어주는 새로운 규칙(확률변수)입니다. 이 확률변수 $g(\eta)$는 그 구성 방식에 의해 자명하게 $\sigma(\eta)$-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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